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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은밀한 부엌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반년 정도 지났을 거라 생각했는데 무려 작년 7월 초에 마지막으로 방문해서 만 1년이 지나있었다. 시간은 날 어디로 데려가는지~♬ 해가 도무지 잠들지 않는 한여름이라 아직 대낮처럼 밝아서 무언가 이득을 본 기분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이 사진으로 담기 좋게 한 장 단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식당이 이래야 한다 생각함. 더 바라자면 빛이 반사되지 않게 코팅을 하지 않거나 광원도 없어야 한다 생각한다! 여기는 참이슬 빨간것과 한라산 소주까지 있는 참맛집이다.

 

 

평일에다 해님도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모란역부터 경주하듯 달려온 우리가 아직 유일한 손님이었다. 저기 턱선이 보이는 각도를 취했지만 마스크에 가려져 실패한 사람이 이 집을 알려준 Yew프로다. 저 문은 화장실이 아니다. 책장으로 위장해놓아도 재미있을 거 같은 문.

 

 

혼밥러의 부담을 줄여주는 바테이블. 그러고 보니 편의점이나 국밥집에서 홀짝거린 것 제외하고, 자전거 여행 말고는 밖에서 혼술을 한 경험이 거의 없는 거 같았다. 다행이다. 맛집에서 혼술 버릇까지 들이면 이 육신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가게 안에서 봤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 세트메뉴라는 생각을 못 했다. 위에 '세트메뉴'라는 타이틀을 못 봐서 그냥 추천 조합 정도로만 생각했음 ㅋㅋ 원래 커플이 가장 벗겨먹기 좋으니 커플세트가 가장 마진이 높을 거야... 술 많이 마시고 저기 머리가 닿으려면 한창 성장기에 마셔야 할듯.

 

 

서머타임을 좀 더 이용하기 위해 주문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검은색 바탕의 은밀한부엌 간판이 크레파스 스크래치 같아 보인다. "은밀한부엌에서 행복한 밥상을 하세요." 이것은 분명 은밀한부엌에서 노리고 간판을 올린 것이야.

 

 

기본 안주인 닭다리 과자. 카레향이 강하고 고소해서 자꾸 손이 간다. 여기 식당 아니면 요것을 기본 안주로 주는 곳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1년 만에 먹어보는 과자

 

 

우리가 시킨 깔라토닉이 나왔다. 이 조합이 메뉴판에 있으면 보통은 이것을 시키게 된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조합. 난 소주잔에 얼음 하나 넣고 깔라만시 원액은 살짝 넣어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한라산의 맛이 워낙 출중하다 보니 토닉워터는 패스

 

 

올해부터 점심 영업도 하기 시작했다. 파스타는 사실 술안주라기 보다 식사 메뉴지 암암. 식사 메뉴와 안주의 차이는 식사 메뉴는 밀도가 높아서 술에 잘 취하지 않고 배가 불러서 살을 찌게 한다. 반대로 말하면 안주는 술에 취하기 좋게 만들어져있다. 식사 메뉴로 취하려면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단점이 ^^ㅋ

 

 

맛있다. 맛있으니 또 왔지. 나는 이번이 3번째 방문. 맛있다면서 2번째 방문 뒤 일 년 만에 갔니?

 

 

한라산은 테마색을 청량감 있게 잘 정했고 전용잔 디자인도 잘 뽑아낸다. 얼음 하나 넣고 소주로 잔을 채운 사진을 찍은 줄 알았으나 해 떠 있다고 밖으로 밖으로 하다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감성인데 명확하게 떠오르지가 않는다. 블루보틀도 생각나고 월계수에 무언가 떠오를 듯하면서 안 떠오르는... 맨정신에서는 뇌의 사고능력이 통제되어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몸과 정신에 해롭습니다. 술은 자주 마셔도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드세요.

 

 

우리가 시킨 2개의 메뉴 중 하나인 뚝배기누룽지파스타 가 나왔다. 메뉴 이름 적을 때 어디서 띄워쓸지 고민하다 다 붙여버렸다. 미개한 띄어쓰기는 한글에서 사라져버려야. 아래에는 누룽지가 깔려있고 그 위에 파스타와 해산물이 올려져 있다. 게도 어떻게 조리했는지 엄청 부드러워서 껍질째로 씹으면 된다. 국물도 있고 해산물도 집어먹기 좋게 되어있어서 안주로서 정말 괜찮다. 이 사진에는 국물과 갑각류, 패류에 가려져서 파스타면이 안 보이는데 많이 들어있으니 양은 걱정 안 해도 됨. 후반에 누룽지를 먹다가 알게 된 사실이 콩나물도 들어있다. 아스파라긴산 굿

 

 

둘이 가서 메뉴도 2개밖에 안 시킨 터라 별로 찍을 사진이 없어서 피클 등도 단독 출연시켜 봤어. 별로 느끼함을 느끼지 않는 나는 그냥 생각나면 피클을 한 점 집어먹어 보는 정도라 저기 피클과 할라피뇨를 먹어봤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맛집 검색할 땐 파스타 + 수제피클 조합은 많이 쓴다.

 

 

매콤게살새우크림파스타 다. 얼큰했던 누룽지 파스타와 번갈아 먹기 좋은 맛이다. Yew프로가 파스타 2개만 시키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고민하기에 그냥 파스타로 2개 가자고 했다. 두 메뉴가 추구하는 맛이 서로 180도 정도 떨어져 있어서 밀가루 함유량 빼면 닮은 구석이 거의 없는 메뉴라 쌍파스타 괜찮았음. 바게트 빵이 아닌 식빵인 점도 좋았다. 한국인은 식빵이야~

 

 

 

모란역에서 걸어가면 된다. 이번 말고 저번 방문 때 나는 수진역에서 상권 구경하며 걸어와봤는데 골목보다는 큰길로 걸어가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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