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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먹으러 인천 그것도 동인천까지 가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 과거에 자전거를 인천에서 샀을 때 저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갯벌의 의지가 나를 동인천에 있는 잉글랜드 왕돈까스로 이끌었다.

 

옛날돈까스 혹은 왕돈까스라 불리는 일본식 돈까스가 아닌 것을 파는 건 알았지만 2층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2층에 있는데도 흥하는 식당은 맛있는 곳이 맞다. 이전해서 여기로 온 건지 2층에서 성공한 건지는 모르겠다.

 

과거에 친구와 사모님돈가스를 갔을 때 브레이크타임이 있는 것을 보고 '돈까스가 왜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라는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 뒤로 무수히 많은 그런 돈까스집을 알게 되었지... 우리는 17시 넘어서 도착했고 잉글랜드는 이 안내판 치우는 것을 잊은듯했다.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 초행인 나는 웨이팅 중인 사람이 안 보여서 홀에 몸부터 들이댔는데 직원분께서 번호표를 뽑고 호명을 기다려 달라 하였다.

 

셀프반찬코너다. 반찬은 처음부터 직접 가져와야 한다. 사진에는 없지만 경양식집의 상징 스프 역시 커다란 밥솥에 놓여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자율코너가 있으면 무조건 좋은 식당이다. 난 마지막 양심상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을 거라 아이스크림 사진은 찍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랑 같이 아포가토로 만들어 먹으면 좋은 디저트가 될 거란 생각은 들었다.

 

호시탐탐 생선까스를 먹을 기회를 노리는 나는 반까스를 유작가는 잉글랜드돈까스를 시켰다. 밥과 빵 중에 골라야 하는데 우리는 하나씩 시켰다. 밥과 빵 둘 다 주는 관대함은 없는 것인가.

 

메뉴판에 셀프 코너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리고 밥과 빵은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이렇게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쓰여 있으면 밥을 많이 달라고 할 수가 없다. 정량 배식

 

따끈따끈한 빵이 나왔다. 메뉴판에 빵 2개가 1인분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읽지 않았던 우리는 빵 1, 밥 1을 시켰다고 직원에게 물었더니(물었다 따지지 않았다) 빵은 2개가 1인분이라고 하심. 빵으로 배를 채우기는 싫어서 맛만 보고 돈까스를 기다렸다.

 

주문서가 알려주는 우리의 주문시각은 17시 22분. 돈까스는 20분 후에 나왔고 우리는 '오오 역시 맛집은 틀려 한참 걸리는군' 생각하며 느긋하게 기다렸다. 입구에서 뽑은 번호표가 95번이니 오늘 우리는 95번째 테이블이 분명했고... 응 그런데 왜 번호표에는 15시 50분이지? 포스팅하는 지금 봄ㅋㅋ 주문서에 적혀있는 시각이 맞다.

 

스프는 초록색이라 키위 맛일 것 같았다. 샐러드드레싱 중 키위 드레싱도 있으니까. 다행히 식욕을 저하시키는 초록색임에도 키위의 맛은 나지 않았고 맛있었음. 그러면 다음 후보로 브로콜리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다. 무슨 식재료가 초록색을 냈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키위 드레싱을 언급해서 혼선을 줄까 봐 적지만 이곳 샐러드 소스는 사우전 아일랜드다. 유작가는 지레 겁먹고 후추 맛 스프로 만들어 놓았다.

 

메뉴판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1981년 개업했나 보다. 사우전아일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케찹+마요네즈가 어때서~

 

아니 유작가 뒤로 백종원 선생님이 보인다. 여기 대단한 맛집이었군! 여태껏 몰랐다니 죄송합니다ㅠ 죄송합니다ㅠ 여기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면 못 봤을 사진이다.

 

우리가 시킨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기에 이렇게 식사 중인 사람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사진 찍을 여유가 있었다. 사실은 화장실 다녀오다가 인테리어가 경양식집스러워서 사진을 남겼다. 사진에는 사람들을 최소한으로 담았지만 모두가 즐겁게 먹고 있었다.

 

드디어 주인공 납시셨다. 위에 생선까스와 타르타르소스가 보이는가? 이것은 반까스 다. 돈까스와의 스킨십을 피하기 위해 복층에 올려놓음. 사이드에 보이는 당근은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당근을 싫어하는 사람도 꼭 맛을 보길 추천

 

양이 궁금했던 밥이다. 빵 2개가 1인분인 것에 비하면 밥 양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바로 밥을 바로 추가 주문함

 

잉글랜드 왕돈까스 의 대표 메뉴 잉글랜드돈까스 다. 저 피클은 오이지에 가까운 맛이었다. 안 짜고 맛있었다는 의미

 

1시간을 달려와서 먹을 정도의 맛이었다. 물론 안 막혔고 주차하기 힘들지 않았으며 웨이팅이 없었다는 점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주차는 식당에서 도보로 1분 거리인 용동 공영주차장에 했는데 주차비가 3천 원 나옴ㅋ 주차비를 내고 나니 용산역에서 동인천 특급열차를 타고 동인천역에 내려서 걸어와서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서 집같이 편안한 열차에서 자면서 가도 되고...

 

 

 

유작가가 동인천에 있다고 말해서 그냥 인천이려니 했는데 생각해 보니 동인천은 지하철역 이름이지 지명이 아니다. 아니네 중구 동인천동이 있었네ㅋ 도로명주소의 문제점은 동이 안 뜬다는 점이다. 우리는 텅텅 비어있던 용동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인천역을 통해서 올 것 같다. 아니면 어디 숨겨둔 주차 명소가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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